2009년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좋은 음악이 많이 나온 해였다. 템퍼 트랩, 패션 핏, 아울 시티, 댄 블랙, 플로렌스 앤 머신 등 특히 신인밴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때 당시에는 이런 음악을 듣지 않아서 얘네가 있는 줄도 몰랐지만. 그리고 지금 리뷰할 멈포드 앤 선즈Mumford & Sons도 2009년 앨범 [Sigh No More]에 데뷔한 밴드다. (데뷔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2011년 브릿 어워즈에서 최우수 앨범상을 받았다.)
멈포드 앤 선즈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밴드의 프론트맨은 마커스 멈포드이다. 멈포드는 외국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에겐 [위대한 개츠비], [인사이드 르윈] 등에 출연한 캐리 멀리건의 배우자로 더 유명할 듯도 하다. 두 사람은 서로 커리어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인 소개로 알게 됐는데, 과거에 펜팔을 주고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급속도로 친밀해졌다고 한다. 무척 잘 어울리는 커플인.
아무튼 멈포드씨와 그 아들들이라는 이름과 달리 네 명의 멤버가 멈포드의 아들인 건 아니다. 처음 밴드를 결성했을 즈음, 이 밴드의 중심은 멈포드였던 것을 이용해 건반악기를 맡고 있는 러벳이 여러 이름을 생각하다 촌스러운 가족 사업체 같은 느낌의 멈포드 앤 선즈를 생각해냈고 이게 밴드 이름이 된 것이다. 이들은 로라 말링, 노아 앤 더 웨일이 속한 웨스트 런던 포크씬에 속해있었는데, 데뷔 앨범이 빵 뜨고 옮겼다고 한다. 싱글이 아닌 앨범 파트에서 UK 차트, 빌보드 차트 모두 2위까지 올랐다니 대단한 성적인듯?
이러한 장르를 잘 듣지 않는 데다가 식견이 넓지도 않아 이들의 음악이 누구와 비슷하다고 말하기가 좀 힘들다. 아케이드 파이어의 포크버전? 개인적으로 들으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다. 브라이트 아이즈Bright Eyes하고도 비슷하고. 그런데 무엇보다 멈포드 앤 선즈는 클래식기타의 카랑카랑한 소리와 밴조의 또롱또롱하는 소리가 굉장히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보컬톤은 처음 들었을 때 굵어서 깜짝 놀랐는데, 포크음악에선 흔한 느낌의 보컬인 거 같아서 금세 적응했다.
본격적으로 이들의 신보 [Babel]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음... 데뷔앨범과 비슷한 느낌. 데뷔앨범의 연장선 상에 있는 앨범 같았다. 내가 멈포드 앤 선즈에서 좋아하는 부분이 뒤에 가서 모든 감정을 폭발시키는 부분인데, 2집에서도 변함없이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Lover of the light나 Lover's eyes 같은 노래에서) 차이가 있다면 피아노가 늘었다는 점? 가사는 조금 더 연구해볼 일이다. 그리고 보컬도 좀 더 부드러워졌다. 1집은 밥 딜런처럼 포크 특유의 느낌이 가득가득했는데.. 그게 덜해졌다.
무튼 멈포드 앤 선즈의 [Babel]은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다 듣고 나면 마음이 굉장히 따뜻해진다. 그리고 듣다 보면 막 전율이 흐른다. 온몸에. 좋은 앨범이면 무릇 그러지 않느냐고? 그렇긴 하지. 근데 그래서 우리가 음악을 듣는 거잖아. 더 깊은 차원의 감상은 음악평론가가 해놓았다.
포크라는 장르는 저항, 자유와 관련이 깊다. 하지만 멈포드 앤 선즈의 음악은 음악 자체로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Babel'부터 'Where are you now'까지 듣고 나면 부유하는 기분이 든다. 그냥 듣는 것 만으로도. 요즘 날씨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이다.
아.. 그리고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boxer'를 리메이크한 곡도 실려 있다.. 밴조와 클래식 기타로 재탄생한 이들의 'The boxer'.. 원곡만큼이나 괜찮으니 한 번 들어보시길..
음.. 밑의 영상은 얘네가 BBC 라디오에서 부른 'Lover of the light'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멜로디가 좋고 듣자마자 귀에 들어왔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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