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영화평론가의 극찬을 보고 이 영화를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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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로이. 그리고 헬레나, 알피.
이 우중충한 두 부부는 서로에게 질릴 대로 질려서 서로를 떠나고자 한다. 뭐 헬레나-알피는 이미 이혼했지만.
샐리와 로이의 경우 아이 문제도 있고 로이의 책 문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참 보기에도 안타까웠다.
헬레나와 알피는 안정적인 노년을 보낼 수 있는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해!!'라는 생각에 몰두한 것 같고.
그런데 어째 예언가 크리스탈의 긍정적인 말과는 달리 인생은 내리막길로 달려가기만 한다.
샐리는 회사의 보스 그렉과 잘 되기를 내심 바랐지만 ... 아니었고, 새 갤러리를 여는 것도 불투명하고.
로이는 디아와 새 삶을 살 준비가 되어있는데 ... 헨리가 깨어나려고 하고.
알피는 뭐 단단히 씌인 호구였고.
하지만 가장 이상하고 기이해보였던 헬레나만이 요~상~한~ 정신세계를 공유하는 조나단을 만난다.
이 거장이 1시간 30분 동안 이야기를 들려주며 하는 말이 결국 이것인 셈.
"인생이란 게 이런 거야. 전생 후생 붙들고 있는 게 웃겨?ㅋ"
각각 인물들을 좀더 복잡하게 파보면 뭐 진짜 별의별 공감가는 상황과 대사가 판을 친다.
나는 착각에 단단히 빠졌던 나오미 왓츠가 연기한 샐리에 가장 이입해서 봤다.
(나오미 왓츠 표정 진짜 웃기다 ---나 멘붕함---)
킥킥대면서 웃는 부분도 많다. 우디 앨런의 영화 대사는 어째 다 찰지다.
로이 "그 사기꾼 여편네는 장모님 돈을 갈취하기 위해서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것 뿐이에요."
헬레나 "자네는 내 돈을 받으면서도 내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안해주잖아."
헬레나 "크리스탈이 나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거래.(tall dark stranger)"
로이 "아무렴요. 곧 저승사자가 찾아오겠죠."
이야기의 흐름도 '막장'이다 싶을 정도로 재밌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근데 포스터가 좀... 누가 보면 나오미 왓츠와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알콩달콩 로맨스라고 생각하겠다.
환상의 그대라는 한글판 제목도... 좀....
그리고... 자막이 좋았다. 의역이 영화를 은근히 살려주는 맛이 있더라.
전문번역가가 번역한 극장용 자막도 아닌데...
또 영국발음이 듣기에 탁탁 끊기는 게 참 재밌다.
샤메인 같은 여자들은 왜 다 그런 발음을 하는 거지? 미스핏츠의 켈리도 그러는데.
결론은 재밌긴 한데... 나한테는 퍼뜩 깨닫게 하는 통찰은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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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 영화는 이게 두번째다. 이 사람 특유의 나레이션과 효과는 다른 영화에서도 여전한 걸까?
다음 우디 앨런 영화로는.. 매치 포인트, 미드나잇 인 파리, 애니 홀 중에서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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