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제목 한번 길다. 월가의 늑대라고 했으면 입에도 착착 붙고, 짧고 좋은데 왜..?
영화는 조던 벨포트라는 주식 브로커 혹은 사기꾼의 삶을 그리고 있는데, 마치 책을 영화로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진행된다. 처음 월스트리트에 입성해서 선배 브로커 마크 해나에게 가르침을 받고(으흠흠~ 으흠흠~ 하!), 페니 스탁을 굴리면서 회사를 키우고, 자기 고향친구들과 함께 회사를 세워서 대박을 터뜨리고, fuck fuck fuck... 끝.
재밌다. 신난다. 이 조던 벨포트라는 사기꾼을 그리는 방식은 지극히 희극적이고 경쾌하다. 섹드립이 넘쳐나고, 여성(대부분 스트리퍼)들의 알몸도 넘쳐나고, 돈도 넘쳐나고. 하지만 '돈'에 대한 시선이 끝에 가서 조금 바뀔 뿐, 처음부터 끝까지 돈지랄의 진수를 보여줘서... 뭐라고 해야 할까. 음. 돈지랄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한다. 이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인지 생각을 하지 못하겠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조던 벨포트라는 사람과 다를 바 없음을 깨닫게 하려고, 아예 마틴 스콜세지가 이렇게 영화를 만든 걸지도 모르겠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안 봤는데, 코미디 연기에 도가 튼 느낌이었다. 미간에 좀만 힘 줘도 진지한 표정이 되는 그 얼굴을 가지고 힘 다 빼고 맘껏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 정말 대단하더라. 게다가 약 빤 연기는 또 얼마나 잘하던지. 컨트리 클럽 계단씬은 눈물흘려가면서 웃어댔을 정도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살아있었다. 조나힐이나 짧게 나오는 매튜 맥커너히 같은 조연들도 너무 좋았고 말이다.
나는 이런 난잡한 영화를 재밌게 보는 편이라, 어디에서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즐겁게 킬킬 웃으면서 봤다. 한편으론 성을 다루는 부분에선 난 월가의 늑대처럼 진지하지 않은 접근을 더 선호하는 것 같기도 하다. 덜 부담스럽다고 해야 할까...
'영화 >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2014) (0) | 2014.01.23 |
---|---|
위험한 패밀리 (2014) (0) | 2014.01.23 |
오션스 일레븐 (2002), 에이 특공대 (2010) (0) | 2014.01.08 |
골든 글로브 영화부문 내 예상 (0) | 2014.01.01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0) | 2014.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