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나는 무슨 음악을 들었지?<1>

작년 이맘때쯤... 나는 어땠지? 기억이 안난다..ㅋㅋㅋㅋㅋ
9월 모의고사를 잘 못 봐서 우울해했나?

그리고.... 나는 무슨 음악을 듣고 지냈지?
나는 음악을 정말 옆에 끼고 살았다.
특히 고3 말에는 매일같이 자습을 했으니,
언제나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런데.... 무슨 음악을 들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슬프다. 요건.

그리고, 한 명 기억이 났다. Giovanni Allevi.
뉴에이지를 즐겨 듣진 않지만, 한 번 들으면 꾸준히 듣는다.
Steve Barakatt 같은 사람들도 많이 들었고.

아무튼 Giovanni Allevi의 곡은 정말 감수성이 뛰어나다.
가사가 없기 때문에 문제풀 때도 집중이 잘 된다.
David Benoit보다도 훨씬 사람의 마음을 이상하게 만들어놓는 아티스트다.
곡을 들으면 부들부들 떨리면서 느낌이 이상해지는 곡이 있다.
뉴에이지에서 그런 곡들이 많이 있다.
고3 때 이 사람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기분이 참 좋아졌던 것 같다.


그리고.... 고1~고3까지 내가 들었던 노래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사실은
마치 고1~고3의 내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나는 무슨 음악을 들었지? 나는 누굴 가장 좋아하였지?
왜 나는 기억을 하지 못하지?
나는 그 무엇보다도 음악을 가장 좋아했던 것이 맞는가?
아빠가 나의 음악파일들을 지우지 않았더라면..
나는 좀 더 행복했을 것 같다.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었던 그 음악들.
이제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그 음악들.
지금 유난히 생각이 예민해져있는데... 지금 음악을 듣고 있는 나는
고1~고3 때의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살아왔는가?
음악을 들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아주 순간적인 그 감정들을... 기록해놓고 싶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사실, 고1~고3을 뚜렷하게 기억해내기도 힘들다.
내 뇌는 무엇으로 되어있길래.. 이모양인가.

아이고.. 답답하다. 나는... 좀..;; 정신이 빠진 애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