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레드2를 봤다.
레드2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다. 노련한 배우들이 하는 말은 뻔한데도 묘한 매력이 있어서 빵빵 터진다. 헬렌 미렌이 여왕 연기할 땐 나만 미친듯이 웃어서 좀 민망할 정도. 아니, 더 퀸의 다이애나여왕이 그런 정신나간 여왕 연기를 하는데 어떻게 안 웃을 수가 있을까. 메리 루이스 파커가 신나게 총질하는 라스트씬도 영화 내내 뻔하디 뻔한 캐릭터를 그래도 마지막에 살려주는구나싶어 엄청나게 웃었다.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떼로 나온다. 심지어 개구리 역할로 나온 데이빗 튤러스도 아카데미 수상자일 정도니까. 난 계속 낯익어서 누구지 했는데 해리 포터 영화의 리무스 루핀이었다. 최근에 케이블에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봐서 얼굴이 기억에 남았던 거다. 아무튼 그 중에서도 헬렌 미렌은 그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른 여배우들 제치고 매력을 발산하신다. 물론 예고편에 나왔던 이병헌이 운전하고 헬렌 미렌은 양손에 총 들고 사격하는 그 장면도 대단하지만, 군복 입으시고 러시아에서 죽게 생긴 주인공 일행을 위해 러시아 군인 저격할 때가 대박이다. 다리를 올리고 저격하는데, 진짜 옆에 있던 브라이언 콕스 말처럼 총 쏠 때마다 움직이는 발이 매력적이었다.ㅋㅋㅋ 이병헌은 뭐 우리나라 배우니까 저렇게 대단한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 잘하는 모습 보니까 멋있고 그랬다.
하지만 스토리가 산만하고 엉성해서 답답한 면도 좀 있다. 이 영화는 몇 분쯤 조사하다가 그거 아니래! 하고 다른 길로 가고
그러다가 한 만나고 누구 만나고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주인공들이 마치 동료찾아 모험떠나는 RPG를 하는 느낌?
아무튼 그래도 난 영화 내내 빵빵 웃으면서 재밌게 봤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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