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리비언과 유사성이 많다는 영화, 던컨 존스의 '더 문'을 봤다.
러닝타임이 짧아서 그닥 지루하지 않게 봤다.
영화 제목이 더 문이어서 달에 대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복제인간에 대해... 굉장히 그 인간성에 대해.. 감독의 생각이 드러난 깊은 차원의 영화였다.
오블리비언이 외계생명체, 복제인간, 지구탐사 등의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것과 달리
더 문은 복제인간만을 다루어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샘 벨이 복제인간임을 알게 되어가는 과정도 굉장히 리듬감있게, 잘 짜여져있고
두 복제인간이 전혀 위화감없이 행동하는 것도 이 영화의 장점 같다.
3년 동안 심어진 기억을 토대로 딸과 아내를 그리워 하며 많이 유해진 샘이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자신의 그 존재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또한 결말에서처럼 복제인간이 결코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행해질 수 있다는,
윤리적인 문제를 갖고 올 수 있다는 메시지가 참 와닿았다.
영화의 매력은 단연코 '커티'.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영화에 따뜻한 생기를 불어넣는다.
커티와 샘 모두 '진짜' 인간은 아니지만 진짜보다 더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하다.
달의 그 쓸쓸한 풍경과 사랑 기지의 프로덕트 디자인은 굉장히 리얼하게 기억에 남는다.
제작비가 500만 달러라고 하는데(스토커가 1200만 달러..ㅋ) 꽤나 실속있게 만든 것 같다.
SF는 역시 화려한 것보다 이렇게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있고 여운을 남기는 영화가 좋다.
닐 블룸캠프, 던컨 존스, 그리고 조셉 코신스키. 아마도 이들이 SF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신진 감독들이 되겠지.
닐 블룸캠프의 엘리시움이 그래서 더더욱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샘 락웰의 연기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그의 연기.
아내가 죽음을 알게 되자 절망하는 그의 모습. "집에 너무나도 가고 싶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
3년 된 클론 샘이 갓 깨어난 샘과 대조되어 더더욱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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