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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이야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3) 미친 두 주인공의 앙상블

by 수요일의별 2013. 4. 17.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3)

Silver Linings Playbook 
8.8
감독
데이비드 O. 러셀
출연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 니로, 크리스 터커, 줄리아 스타일스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22 분 | 201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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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미국에서 개봉하고 골든글러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도 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우리나라선 올해 초 개봉했는데 시상식 전이어서 반응이 별로 없었다는게 함정.
어떻게 찾아서 본 내가 신기할 정도였다.

영화는 팻이라는 남자가 정신병원에서 나오는 걸로 시작한다.
팻은 조울증에 걸린 미치광이인데 그가 초반부 이상한 짓을 하는 걸 보면
"저게 뭐 어때서?"라는 반응과 "헐.. 미쳤네"라는 반응으로 나뉘는데, 난 전자였다. 낄낄

팻 아버지 "왜 쓰레기봉투를 뒤집어 쓰고 다니냐"

팻은 1년 전 아내 니키가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불륜남을 두들켜 패서 정신병원에 갇힌 건데,
이상하게도 그는 아내와 재결합해서 다시 행복하게 알콩달콩 살기를 원한다.
팻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렇게 하고 싶은 맘이 이해가 안 갈 수가 없다.

팻 "나는 일요일을 위해 사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아빠는 유니폼을 입고 풋볼 경기를 보고 엄마는 요리를 하고 아내는 내옆에서 흐뭇하게 웃고.
가족이 다같이 모여서 평화롭게 하루를 보내는 행복한 나날을 꿈꾸는 팻.
'진짜' 정상적인 날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나도 뼈저리게 알고 있기에 너무 공감이 갔다.

한편 팻은 친구 로니의 저녁식사에 초대를 받게 되는데 거기서 로니 아내 베로니카의 동생 티파니를 만난다.
티파니는 팻이 마음에 들었는지 팻을 쫓아다니고 팻은 티파니에게 저녁을 함께 먹자고 제안한다.
두 사람은 다이너에서 만나고 팻은 티파니가 자기만큼 혹은 자기보다 더 미친 여자란 걸 알게 된다.
왜냐면 티파니는 남편 토미를 사고로 잃고 멘붕하고 회사 내 모든 사람과 자다 짤렸기 때문에.

(티파니가 그 얘긴 하고 싶지 않은 눈치) 팻 "그 얘긴 그만 해요"
티파니 "감사"
팻 "근데 잔 사람 중에 여자도 있었어요?"
티파니 "..ㅡㅡ.. 네"
팻 "허걱... 어땠어요"
티파니 "뜨거웠음"

티파니는 팻과 계속 만나고 싶은 마음에 소원해진 아내와의 사이를 이어주겠다며 팻에게 제안을 하나 한다.
바로 접근금지명령 때문에 니키에게 연락을 못하는 팻 대신에 편지를 전해주겠으니
자기와 함께 댄스경연대회에 함께 나가자는 것.

팻은 별로 내키지 않지만 스트레스도 풀고 긍정적으로 변할 거라는 티파니와 상담의의 말을 듣고 제안을 받아들인다.

티파니와 팻은 함께 댄스경연대회를 준비하는데, 둘이 춤추는 그 작은 공간에 있으면서 별 관계의 발전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팻은 니키니키 니키~!!를 찾고, 티파니도 팻에게 틱틱대긴 마찬가지ㅋ

결국 대회장에서도 팻은 니키가 온 걸 보자 정신을 못 차리고 우리 티파니에게 눈길 하나 안 준다.
그래서 티파니는 대회장을 빠져나오고 팻은 아버지에게 그녀를 잡으라는 조언을 듣는다.

팻 아버지 "듣기 싫은 소리 한 마디만 하자. 
                누군가 손을 내밀려할때 마음을 알아채는게 중요해.
                내민 손을 잡아주지 않는 건 죄악이고 평생 후회하게 될거야.
                지금 여기 이순간에 찾아오는 인생의 큰 변화와 마주서야 돼!
                티파니는 널 사랑하고 있고 니키는 널 사랑하지 않아.
                분명히 말하는데 망치지 마라."

그리고 팻은 티파니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고 그렇게 꿈꾸던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팻 "미친 사람에게 미친 짓으로 대해줘서 고마워요."

이 영화가 긍정의 힘을 강조하고 뭐 치유가 된다는 주제라는데, 난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팻이 티파니라는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희망을 찾는 게 주제라고 생각했다.

팻은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고 툭하면 화를 내는 미치광이다.
그래서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를 위험분자라고 인식하고 피한다.
하지만 티파니는 막말은 해도 그에게 손가락질하진 않는다.
팻이 긍정을 외치고 아무리 노력해도 티파니와 그의 아버지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그는 힘들었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팻-티파니의 이야기말고도 팻 아버지의 도박 이야기도 은근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미국 문화와 밀접한 부분이라 나는 크게 감흥이 없었던지라, 아예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이야기능력도 대단했지만,
제니퍼 로렌스의 빛나는 연기가 대박이었다. 괜히 아카데미, 골글 여우주연상을 탄 게 아닌듯. (후보도 쟁쟁했음.)
나오는 모든 장면에서 정말 입을 벌리고 보게 만드는.... 매력.... 그 연기력.... 티파니 그 자체....
인터뷰나 그런 데서 보면 약간 똘끼가 있는 것 같긴 했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티파니를 소화할 줄이야.

아무튼...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짱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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