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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드라마 리뷰

커뮤니티 시즌4

by 수요일의별 2013. 6. 10.

커뮤니티 시즌 3가 끝나고 댄 하몬과 체비 체이스의 불화설이 한창 돌았다. 결국 댄 하몬이 커뮤니티에서 하차한단다. 그래서 실제로 시즌 4의 제작자가 바뀐다. (그런데 왜 오프닝엔 댄 하몬이 나오는 걸까?) 체비 체이스도 10개 에피소드 계약했는데 시즌 4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아무튼 시즌 4 1화를 봤을 때는 정말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였는데, 이렇게 패러디를 못 하는 커뮤니티는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디테일함도 없어지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었다.

(수강신청권을 따내기 위해 헝거 게임을 한 건 좋아, 그런데 페인트볼 퀄리티는 못 되더라도 이건 너무했잖아.)

게다가 아벳의 마지막 학기라서 그걸 막으려고 망상에 빠지는 아이디어는 애니가 다함께 같은 클래스를 들으려고 치팅했었던 에피소드와 솔직히 다를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그 망상하는 쇼가 웃기질 않았다. (패턴을 파악해 미래를 예언했던 영화는 재밌기라도 했지.)

그래서 한동안 시즌 4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어떻게 잉여한 날을 보내다가 나머지를 보게 됐다. 에피소드도 13개밖에 안 됐고.

그리고 느낀 커뮤니티 시즌 4는 그냥 커뮤니티의 탈을 쓴 B급 시트콤이었다. 기존의 캐릭터를 답습하고, 그대로 우려먹는. (4-2에서 코스튬을 보면 당연하게 2-6의 코스튬의 반복임을 알 수 있다.) 제프의 아버지 컴플렉스를 시즌 4에 와서 겨우 해결하긴 하는데, 정말 식상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커뮤니티 덕후라면 절대 납득하지 못할 브리타-트로이 애정관계도 꿋꿋이 써먹었다.

커뮤니티는 매번 새로운 정수가 흘러나오는 시트콤이었다. 마피아 장르를 한 번 패러디했으면 그런 종류는 다시 하지 않는, 그런 도도한 매력이 있는 시트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번 복습해도 새로운 게 보이고 감탄할 수 있었다. 시즌 2에서 클레이메이션을 시도했으니 시즌 4에선 인형극을 해봐야지, 하는 답습형 시트콤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전엔 은근하게 대중문화를 녹여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패러디랄 것도 딱히 보이지 않았다. 깨알같은 것도 하나도 없는 게, 개럿, 비키, 닐, 토드 등 병풍으로 잘도 써먹었으면서 왜 이번엔 그렇게 사용조차 안하는 거냔 말이다.

에휴, 그래도 그렇게 바닥이냐하면 그것도 아닌게, 교훈적인 면도 있고 가끔 낄낄댈만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베리를 먹고 약 빤 상태가 돼서 비밀을 술술 분다는 펠트인형극 에피소드. 이번 시즌에서 그나마 제일 나았다. 참고로 여기서 풍선 가이드가 싱어송라이터 사라 바렐리스.)

결국 이번 시즌은 시즌 1, 2, 3에서 재미없는 에피소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 딱 그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커뮤니티를 시즌마다 보고 나면 정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대여섯개는 되는데, 이번 시즌은 하나? 밖에 없다. 하나도 많이 쳐준 거지.

그나저나 챙은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데, 어떻게좀 해줬으면 좋겠다. 이번 시즌에선 모든 캐릭터의 개그감이 후퇴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챙이 그중에서 최고였다. 챙은 시즌 1의 새뇨르 챙처럼 정신나간 甲 스페인어선생이 제일 괜찮았다.

그래도 시즌 5에서 댄 하몬이 돌아온다니, 기대해봐야겠다. 일단 시즌 4는 최악이다.

내가 이렇게 이번 시즌을 깐 이유는 그만큼 커뮤니티를 애정하기 때문이다. 내 생애 최고의 시트콤이고 나에겐 커뮤니티 티셔츠와 필통, 파일까지 있는걸. 커뮤니티 팬들은 기대치가 항상 높았는데, 그동안 커뮤니티는 그 기대치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시즌이 아쉬운 것이다.

래도 SIX SEASONS AND A 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