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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이야기

Pifan에서 관람한 영화 3. 칩 스릴 (2013)

by 수요일의별 2013. 7. 24.


칩 스릴

Cheap Thr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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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E.L. 카츠
출연
팻 힐리, 사라 팩스톤, 에단 엠브리, 데이비드 코에너, 아만다 풀러
정보
스릴러 | 미국 | 85 분 | -
글쓴이 평점  

난 이 영화를 취소하려고 했었다. 내가 하루에 영화 두 편을 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무엇보다 약간 평이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박사 카이지? 류라고 해야 하나. 자기의 생명을 돈 내기에 거는 영화는 많았으니까. 근데 당일날 취소가 안 됐다.

별 수 없이 헬벤더스를 보고, 심지어 이 영화도 맘에 안 들었다, 부천CGV에 가서 이 영활 봤다.

그런데... 시작부터 수준급의 카메라 쇼트를 보여주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내가 영화용어나 그런걸 잘 몰라서 설명하기 힘들지만 첫 장면 클로즈업숏이나 주인공 크레이그가 걸어가는 장면을 처음엔 뒷모습을 보여주다가 옆에서 길과 함께 보여주는 구도나 상당히 몰입하게 만드는 좋은 쇼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점점 영화가 맘에 들기 시작했다.

한 가정의 가장인 크레이그에게는 실업자인 아내와 16개월된 아기가 있다. 그는 작가가 꿈인 것 같지만 사정이 마땅치 않아 정비소에 일하고 있다. 출근하러 가는 그는 7일 내로 집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는데 설상가상으로 정비소에서 해고를 당한다. 그렇게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될 처지가 된 그는 바에 가서 술을 마신다. 그리고 바에서 아주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친구 빈스를 만난다. 빈스는 자세한 직업을 말하진 않지만 아무튼 건달 같은 모양이다. 그때, 두 사람에게 바이올렛과 콜린이라는 부유한 커플이 찾아오는데, 큰 돈을 걸고 사소한 내기를 시작으로 점점 큰 것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크레이그와 빈스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고, 바이올렛과 콜린은 그것을 안다는 듯이 두 사람을 갖고 논다. 처음엔 아주 간단한 데킬라 빨리 마시기 내기로 시작하지만 내기의 정도는 점점 심해진다. 판돈 역시 커진다. 타짜처럼 생명이 위험한 긴박한 상황에서 큰 돈을 건 승부를 하는 영화는 많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는 그 내기를 보고 즐기는 사람이 있다. 특히 바이올렛은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한다. 이건 정말 깨름칙한 기분을 들게 한다. 도박사 카이지에서처럼 괜한 교훈 주는 느낌이 아니라서 더 그렇다.

E.L. 카츠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촘촘한 연출력이 영화 내내 느껴진다. 카메라 구도는 완전 맘에 든다. 내 스타일이다. 이 영화를 취소하고 안 보려고 했다니. 정말 나는 머저리였다. 놀라운 건 피식 피식 웃게 하는 장면도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분위기에서 웃기는 대사를 넣어 관객을 웃게 만드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바이올렛이라는 캐릭터는 정말 잘 넣은 것 같다.

저속한 스릴감을 준다는 영화의 제목도 참 맘에 든다. GV를 저번 회차 상영때 했던 것 같은데, 아쉽구만. 왜 주인공 이름이 크레이그 다니엘스인지 물어보고 싶은데. 뒤집으면 다니엘(스) 크레이그잖아. 팻 힐리가 다니엘 크레이그를 닮지는 않았다. 포스터는 존 C. 라일리처럼 나왔는데 사실 존 C. 라일리도 별로 닮진 않았다.

The Innkeepers라는 영화에 칩 스릴의 주연인 팻 힐리(크레이그), 사라 팩스턴(바이올렛)이 나오는데, The Innkeepers의 감독이 Ti West다. 칩 스릴 엔딩크레딧 Thanks to에 이 이름이 있었다. 이 영화도 한번 보고 싶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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