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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이야기

BIFF에서 관람한 영화 5. 아델의 이야기 1&2 (2013)

by 수요일의별 2013. 10. 7.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

Adele: Chapters 1 & 2 
10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출연
레아 세이두, 아델 엑사르쇼폴로스, 살림 케치우체, 제레미 라오, 카트린 살레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프랑스 | 179 분 | -
글쓴이 평점  


내가 부국제에 간 이유. 바로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난 영화를 이렇게 기대한 적이 처음이었다. 이 영화를 알게 된 날 이후로, 내 머릿속에는 항상 이 영화가 일정 부분을 차지해 있었다. 그런데 보통 이렇게 엄청나게 기대를 하고 보면 실망하는 부분도 있을 법한데, 이 영환 내 기대치를 충분히 채워줬을 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강렬한 인상을 선사해주기까지 했다. 음...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영화는 반짝거리고 예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보기만 해도 슬프고 가슴아픈 이야긴데, 그냥 계속 보고 싶어진다. 계속 생각나고.

영화가 굉장히 현실적이다. 음... 배우들이 예쁘게 보이고 싶을 때도 있고, 감독도 좀 예쁘게 찍고 싶을 때가 있을텐데, 이 영화는 그런게 전혀 없다. 두 사람이 싸우는 장면에선 정말이지... 아델이 고민하는 문제들... 방황하는 것들... 아델의 엠마... 아델이 겪는 경험들... 현실적으로 그려져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레즈비언이란 얘기가 아니다.) 보편적인 러브스토리라는 말이 정말이지, 딱 맞는 말이었다.

영어 제목이 '파랑이 가장 따뜻한 색깔이다'인데, 나름의 의미가 담긴 것 같다. 아델에게 파란색은 엠마의 색이 아니라, 자기 그 자체이다. 하지만 엠마에게는 그림으로만 남은 색이다. 두 사람의 차이... 그리고 그 차이가 낳은 결과는 정말 슬펐다.

논란이 된 정사신의 경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아름답다는 생각보다 선정적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너무 길고 많았다. 보는게 힘들어서 나중엔 나는 눈을 감고 있기도 했는데, 정사신이 나올 때마다 두 캐릭터가 사랑을 나누는 게 아니라, 두 배우가 고생스럽게 연기하는 느낌이었다.

두 배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정말 두 배우 연기가... 사람을 홀린다. 레즈비언바에서 딸기우유를 시키고 묘한 눈빛으로 아델을 바라보는 엠마의 첫인상은 정말이지... 아... 아델 역시 생각지도 못했는데 굉장히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더라.

얼른 일반 극장에서도 개봉했으면 좋겠다. 정말 맘같아선 12일까지 부산에 남아서 3번 상영하는 거 다 보고 오고 싶을 정도이다. 세 시간 러닝타임이 전혀!!! 전혀!!! 길지 않다. 미친듯이 빨리 지나간다. 케시시 감독의 연출력이 그만큼 좋았다는 얘기겠지.

예고편에 Lykke Li의 I follow rivers가 삽입됐는데, 영화에서도 이 노래가 몇 번 나온다. 리믹스 버전, 오리지날 이렇게 나온듯.

정말 할 말이 많은데... 레아의 파란 눈이라든지... 그냥 다 잡설이라 뺀다. 흑흑, 아마 한동안 난 이 영화앓이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