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다녀온 후, 한동안 후유증을 앓았다. 다른 영화를 볼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고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부산에 다녀온지 2주일이 지나고서야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영화 세 편을 연달아 봤다.
1. 프리즈너스
촘촘한 구성과 무게감있는 연출, 거기에 놀라운 반전까지. 흠잡을 데 없는 스릴러의 정석 같은 영화였다.
약간 러닝타임이 길어서 걱정했는데 지루하거나 그러지도 않았다.
근데 이 영화가 재밌고 연출이 좋은 건 알겠는데 딱 거기까지다. 영화 자체의 매력이랄 게 없었다.
이 영화에선 휴 잭맨의 연기만 살아남은 것 같다.
2. 쇼를 사랑한 남자
리버라치, 리버라치. 스티븐 소더버그의 세심한 관찰력이 이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연을 할 정도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리버라치의 감정과
그에게 애정을 받고 끌려다니며 인생을 바친 스콧의 감정이 모두 생생하게 느껴진다.
두 사람의 엎치닥 뒤치닥하는 관계를 구경하는 것 역시 상당히 재미있었다.
연기에 대해선, 마이클 더글라스의 게이 연기가 정말 리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망에 가득찬 늙은 게이퀸이 젊고 탱탱한 게이를 살살 구슬리는... 근데 납득이 가는 그런 연기!!
난 마이클 더글라스라는 배우를 이 영화에서 처음 봐서 영화평을 보면서 그동안 어떤 연기를 했을지 궁금했다.
영화에서 마지막에 나왔던 노래도 좋았지만 내 기억에 가장 남는 노래는 'Love is blue'였다.
지금도 듣고 있다.
사실 이 영화보면서 딴 생각을 참 많이 했다. 흠흠.
3. 러시 : 더 라이벌
러쉬가 아니라 러시구나.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하는 영화가 있다고 한다. 뭐, 이번에 나온다는 그래비티나.. 아바타 같은?
난 꼭 영화관을 고집하진 않는데, 이 영화만큼은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다.
레이싱카가 잔디와 물웅덩이를 지나갈 때 흩날리는 그 효과가 정말 대단하다.
엔진의 굉음, 각종 사운드들도 영화관 스피커로 들어서 그 박진감이 배가 된다.
영화 자체도 굉장히 재밌었다. 난 F1이라는 스포츠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도 재밌게 봤다.
심지어 독일 그랑프리전에서 니키가 4위로 들어왔을 땐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봤다.
멋있었다. 저 두 사람이. 실화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극적이고 영화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영화가 끝나고 사진을 찾아봤는데 다니엘 브륄과 니키 라우다가 생김새가 정말 비슷하다. 빼다 박았음.
이번주 목요일에 그래비티, 킥 애스 2 등 쟁쟁한 외화들이 대거 개봉해서 이 영화들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러시는 이번주 목요일부터 자취를 감출 것 같아서... 입소문이라도 잘 타면 좋을텐데 너무 반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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