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지 얼마 안되어서 다 내리길래, 이렇게 이 영화는 못 보나보다...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가까운 영화관에서 주말 낮에 상영을 해주더라. 그래서 위플래시와 포스 마쥬어를 포기하고 일단 당장 급한 이 영화부터 봤다.
미국엔 범죄 뉴스거리를 촬영해서 방송국에 넘기는 사람들을 나이트 크롤러라고 하는 모양이다. 실제로 범죄가 밤에 주로 일어나기도 하고, 나이트 크롤러라는 이름에 걸맞는 일이긴 했다. 아무튼 도둑질을 하며 지내던 루이스 블룸은 어느날 사고 현장을 촬영해서 방송국에 파는 사람들을 실제로 눈으로 보게 된다. 양심적인 것과 거리가 먼 루는 곧장 그 일에 뛰어들고 거기에 철저하게 적응해간다. 그리고 더 큰 건수를 따내기 위해 범인의 정보를 경찰에게 알리지 않고 또다른 범죄 현장을 만들기 위한 조작을 한다.
영화가 분위기가 좀 독특한 편이다. 루가 자기계발서에 나올 법한 소리를 할 때도 전혀 진지하지 않고, 루가 아무렇지 않게 범죄현장을 조작해가면서까지 촬영할 때도 신나는 록음악을 틀어댄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몇몇 장면에서는 공포영화 같은 긴장감이 흐른다. 즉 코믹한 기류가 어느 정도 있는 공포영화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킥킥거리는 웃음소리를 간간이 들을 수 있었다. 나역시 킥킥거리면서 영화를 봤는데, 제일 웃겼던 장면은 거의 후반부에 니나와 루가 시체가 나오는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니나가 "당신은 정말 굉장해요...!" "대단해요...!" 라고 말할 때였다. 무슨 사랑고백을 하는 것 같은 카메라 구도에 루도 거의 니나가 프로포즈를 받아들였다는 듯이 표정을 짓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사실 루가 보통 내기가 아닌걸 영화 초반부터 봐왔고, '조작'을 한다길래 아예 범죄현장을 새로 만들어내나 했다. 근데 그정도는 아니더라. 그건 너무 위험도가 큰 일이긴 하지. 아무튼 루는 똑똑하고 전형적인 사이코 악인인데, 얘가 일을 망치기도 하지만 성공해가니까 '어휴, 그래. 어디 해볼 데까지 해보렴'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 보통 악인이 나오면 얘가 망하길 바라는게 정상인데 이상하게 루는 그런 생각은 안 드는 것이다.
그리고 튀어나올 것 같은 제이크 질렌할의 눈 연기가 최고였다. 정말 최고. Two thumbs up. 거부감이 들면서 우스꽝스러운 이 어려운 캐릭터를 이렇게 잘 살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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